조선일보 2010. 8. 12.

 

전동차가 어떤 때는 조용하고 어떤 때는 덜그럭 소리가 나는 이유는?

 

Q: 전동차가 어떤 때는 조용하고 어떤 때는 덜그럭 소리가 나는 이유는?

용산에서 용문행 전동차를 타고 출퇴근하는 사람입니다. 우연찮게 전동차 소리가 다를 때가 있는 걸 느꼈습니다. 어떤 때는 거의 무소음에 가깝도록 물 흐르듯 조용히 가는가 하면 어떤 때는 옛날 기차 가듯 덜그럭덜그럭하며 기분 좋은 소리가 납니다. 같은 레일 위를 달리는 같은 규격의 차량인데 왜 어떤 때는 조용하고 어떤 때는 소리가 나는지 궁금합니다. <경기 남양주시 독자 윤관모씨>

A: 변형을 막기 위한 레일 이음매 때문에 덜그럭 덜그럭 소리… 이음매 없는 장대레일에선 무소음, 전국 철도 64% 장대레일

‘덜그럭덜그럭’ 소리는 기차바퀴가 레일 연결부분에 있는 틈을 지나갈 때 나는 소리입니다. 레일과 레일 사이에는 일정 간격을 두는데,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특성상 온도에 따라 레일이 늘어나거나 줄어 변형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레일 온도는 대기 온도보다 20도 이상 높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여름철의 경우 레일 온도가 50도 이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합니다. 이 경우 레일이 엿가락처럼 늘어나 열차운행에 차질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레일을 잘라 레일과 레일 사이에 간격을 두어 고온으로 늘어난 레일이 휘지 않도록 하는 것이지요. 겨울철에는 레일 간격이 최대 1.6㎝까지 벌어지게 설계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동차나 기차가 선로를 달릴 때 열차바퀴가 레일과 레일 이음매 부분을 지날 때 소리가 나고, 차량의 진동도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철도기술이 발달해 레일과 레일 연결부분을 특수용접해 이음매를 제거하고 필요구간에 신축이음매를 둔 구간이 늘어나 주행 시 소음과 진동이 덜 발생하고 있다고 철도공사(코레일)는 설명합니다.

이른바 ‘장대(長大)레일 용접공법’으로, 일반 레일 길이는 25m인데 길이 100~300m 레일을 사용해 이음매를 최소화한 공법입니다. 이 공법을 활용해 만든 장대레일은 소음과 진동을 감소시켜 승차감을 향상시키고, 열차운행속도를 향상시켜줄 뿐만 아니라 궤도 뒤틀림도 감소시킨다고 합니다. 길어진 레일이 고온으로 늘어나 휘는 현상을 막기 위해 레일을 침목에 고정시켜 주는 체결구를 강하게 죈다고 합니다. 레일을 침목에 강하게 고정시켜 온도 변화에 따라 레일이 늘고 줄더라도 레일이 변형되는 것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프랑스·독일·벨기에 등 선진국에서도 모두 장대레일을 사용해 철도를 건설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경부고속철도와 경부선, 호남선 등은 전 노선을 장대레일로 교체했습니다. 현재 전체 철도 노선 5784㎞ 중에서 64%인 3707㎞를 장대레일로 깔았다고 철도공사는 밝혔습니다.

다만 모든 노선에 장대레일을 사용할 수는 없고 교량 같은 곳에는 아직도 일반 레일을 깔아야 하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고 합니다. 질문하신 분이 이용하는 용산~용문역은 중앙선 구간인데, 중앙선은 전체 520㎞ 중 3분의 2 정도인 351㎞를 장대레일로 교체했다고 합니다.

철도공사는 앞으로도 철도건설은 물론 유지보수 시 장대레일을 사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점차 열차에서 발생하는 ‘덜그럭덜그럭’ 소리는 들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 김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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