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려면 교활하고 낯 두껍게 살아라

 

세상은 늑대같이 강하고 교활한 사람들, 여우같이 약은 사람들과 양같이 성실한 사람 등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뒤섞여 살아가는 곳이다. 이런 세상에서 보통 우리는 자본주의 논리로만 생각하고 판단하는 사람들을 흔히 똑똑하거나 영리하다고 말한다. 똑똑한 사람은 쉽게 말해 사회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이며 눈앞의 이해득실을 떠나서 멀리 내다보고 크게 이익을 보는 원리를 꿰고 있는 사람들이다. 반면 영리한 사람은 계산에 밝아 항상 자신이 손해 보지 않으려 하고 눈앞의 이익에 집착하는 사람들이다. 사회에서 어느 정도 지위를 갖고 중·상류층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대부분 이 부류다.

그런 의미에서 누군가 "당신처럼 착하고 성실한 사람은 처음 봤다."라고 말하는 것은 무능하고 고지식하다고 비아냥거리는 것이나 매한가지다. 착하고 성실한 사람은 남들이 쉴 때조차 일하지만, 결국 모든 일의 결과는 영리하고 똑똑한 사람들이 챙겨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착하고 성실하기만 한 사람은 늘 손해보기 일쑤고 또 쉽게 무시 당한다. 그러나 반대로 만약 누가 당신에게 '영리하다' 혹은 '불성실하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성실하다'는 말보다 훨씬 더 심하게 당신을 욕하는 것이다. 당신이 쉴 때 남들은 열심히 일했고, 그 일의 결과를 당신이 챙겼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너무 성실하지도, 너무 불성실하지도 않은 어정쩡한 중간을 선택하여 살아간다.

 

대개 아무도 하겠다고 나서지 않는 어렵고 힘든 일들은 모두 성실한 사람들 차지다. 자원봉사자나 공동체에서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도덕적 우월감이 있는 성실한 사람들이다. 성실한 사람은 일반적으로 현실에 만족하려 하고 상대방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일들을 자신들이 맡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남들도 매우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도덕을 매우 중요시하는 성실한 사람은 만약 누군가 자신에게 실례가 되는 행동을 해서 불쾌할지라도 속으로 끙끙 앓기만 할 뿐, 그 흔한 반감을 품지도 않는다. 이러한 성향 때문에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 남에게 이용당하거나 기만 당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성공하고 부자로 사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목표라면, 윤리도덕의 구속을 벗어 던지고 경제 원칙에 충실하거나 교활하고 낯 두껍게 사는 것이 가장 좋은 방책인 것 같다.

 

중국에서는 한때 '후흑학(厚黑學)'이라는 극단적인 처세술 책이 대단한 인기를 끌었었다. 마오쩌둥이 이 책을 탐독한 후 문화혁명을 일으켰다는 소문 덕택이었다. '무엇이 인간 본연의 모습이고, 무엇이 승자를 만드는가'를 탐구했던 저자는 이 책에서 "가난하고 배운 것이 없으며 성격이 유별나도 승자로서의 인생을 살다간 인물들은 내면의 힘, 두꺼운 얼굴(面厚)과 시꺼먼 마음(心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목표가 돈이든 신념이든, 사랑이든 예술이든 간에 두꺼운 얼굴이라는 방패와 검은 마음이라는 창을 들고 인생의 전장에 나서면 패배가 없다. 때에 따라 체면을 버리고 두꺼운 낯을 쓸 줄 알고 또 다른 경우에는 시꺼먼 마음을 부릴 줄 알아야 원하는 바를 달성하고 소위 말하는 출세의 길을 걷게 되며 궁극적으로 나라를 구할 수 있다. 자신의 길이 옳다고 절대적으로 확신하는 얼굴 두꺼운 사람은 남들에게도 그런 확신을 전달한다. 다른 사람들도 어느새 그를 성공할 사람으로 보게 되고 이미 성공한 사람처럼 대접한다. 동서고금의 모든 위대한 승자들은 남들의 악평으로부터 자긍심을 지키는 '두꺼운 얼굴'이라는 방패와 남들에게 미칠 영향에 구애 받지 않고 냉혹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검은 마음'이라는 창을 들고 인생의 전장에 나가 싸워 승리했다. 그들은 사람들의 온갖 비난과 조롱에도 아랑곳하지 않았고 얇고 투명한 마음으로는 '착한 사람'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당하기' 십상인 것을 알아 사사로운 감정에 연연하지도 않았다."

 

한편 서양에서 가장 유명한 경영학 저자중의 한명인 마키아벨리는 지금도 웬만한 기업인들이라면 침대 머리 밑에 놓아둘 정도로 유명한 『군주론』을 썼는데, 그는 이 책에서 우리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나는 자신의 행동 방식을 그 시대 환경에 맞게 조정한 사람은 성공하고 그 시대와 어긋나게 행동한 사람은 실패하리라고 믿고 있다. 사람들은 이른바 부와 명예가 있는 목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저마다 다른 방법을 활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신중하게 어떤 사람은 충동적으로, 어떤 사람은 우격다짐으로 어떤 사람은 약삭빠르게, 어떤 사람은 끈기 있게 어떤 사람은 성급하게 행동한다. 이 상이한 행동 방식들은 모두 나름대로 효과적일 수 있다."

 

궁극적으로 마키아벨리는 성공이 행운이나 천재적 재능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빈틈없고 약삭빠른 행동"으로 거둘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인간의 본성을 어둡게 보았던 마키아벨리는 무엇보다도 약삭빠름과 계략으로 성공을 차지하는, 즉 힘으로 이성을 눌러 승리를 차지하는 방식을 옹호했다. 지금까지 오랜 역사를 통해 입증된 바에 의하면 완벽한 무장을 갖추고 궤도를 벗어 난 행동을 해야만 소망하는 목표를 성취할 가능성이 높아 진다는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진실된 것도 좋지만 "필요할 때는 악의 소굴도 서슴지 않고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기회가 왔을 때 늑대처럼 교활하고 과감하게 공격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80년대 중반부터 벤처업계를 지켜 본 결과를 보아도, 이들의 주장은 성공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필요할 경우 기꺼이 부도덕하게 행동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에게 딱 들어맞는 말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합법적으로 가장 빨리 부자가 되는 방법은 장사로 돈을 벌거나 자신의 기업을 세워 그 주식을 일반 대중에게 고가로 파는 것이다.(오해하지 마라. 남의 주식을 사고 팔아서 큰 부자가 될 수는 없다. 구글의 세리게이, 네이버의 이해진, 엔씨소프트의 김택진과 다음의 이재웅을 보라!)

기회는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부자들은 그런 면에서 낯 두껍고 약삭빠르게 행동하는데 하나같이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인물들이었다. 나는 로비는커녕 회계의 기교도 부릴 줄 모르고 남의 돈을 빌리는 방법도 모른 채 정직하고 성실한 자세로 열심히 일만 했던 기업사장이 증권시장에 상장하고 적게는 수백 억원에서 수천 억원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더욱이 나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체 사장을 족히 백 여명은 알고 있지만 그들 중에 순진하고 착한 인물을 찾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그럼에도 그들이 언론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을 보면 쓴 웃음이 절로 난다.)

 

지난 세기 한국은 전세계에서도 신분상승과 계층이동이 가장 활발했던 나라다. 단군이래 최대의 호기였다는 90년대 후반 코스닥 증권시장을 통하여 수없이 많은 백만장자가 새롭게 탄생했다는 사실이 이를 웅변으로 입증해 준다. 그렇다. 당신이 양처럼 세상에 순응하며 살았던 그때 그 시절 그들은 날카로운 이빨과 예리한 발톱으로 목표물을 정확히 공격하고 잽싸게 영광스런 '성공'을 거머쥐었다.

기가 막힌 M&A방식으로 상장회사를 장악한 후 그 회사를 발판으로 새로운 기업제국을 건설하여 엄청난 갑부가 된 K사의 K회장, 코스닥시장이 미쳐 날 뛸 때 인터넷 무료전화라는 검증이 안된 신규사업을 내세워 주가를 띄우고 재빠른 기업공개와 유상증자로 3천억원이 넘는 투자자의 눈먼 돈을 빨아 들여 막대한 적자에도 불구하고 그 이자만으로 회사가 굴러 간다는 S사의 O사장, 미국 Nasdaq시장과 관련되어 있다는 루머를 유포시켜 주가를 띄우고 1백억대의 유상증자를 성공시키고 마침내 코스닥기업의 인수에도 성공한 S사의 S사장, 한물 간 자신의 회사를 H그룹에 팔아 넘기고 떼돈을 거머쥔 H사의 K사장, 부실화 된 회사의 고물주식을 증권시장에서 눈먼 투자자들에게 전부 팔아 넘기고 유유자적하며 사는 부실회사의 전사주들 그리고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지면이 빠듯한 마키아벨리의 후예들...우리는 속이 시꺼멓고 낯이 두꺼운 그들을 승자라고 부른다.

 

그들이 성공한 것은 필요하다면 종종 도덕이나 윤리, 예의, 상식마저 무시한 채 물불을 가리지 않는, 본능적이고도 자동적인 성향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것이 성공한 이들의 사고방식이고 낯 두껍고 교활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이 세상에서 그들의 성공비결이기도 하다.

 

극소수의 늑대, 적은 무리의 여우, 그리고 수적으로 우세한 양 무리가 피라미드 형태를 이루며 살고있는 이세상에서는 교활하고 뻔뻔하며 이해타산이 빠른 사람들이 앞서가기 마련이다. 어떤 일을 할 때 다른 사람보다 한 발 먼저 움직이려면 다른 사람보다 신속하게 미래의 동태를 파악해야 한다. 실제로 사람들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그들의 능력이나 자질이 아니라 후흑(厚黑)의 노력과 태도다. 승자들은 말한다. "나는 행동가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그들과 내가 달랐던 점은, 나는 생각을 바로 행동에 옮겼다는 것이고, 그들은 생각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돈에 대한 욕망을 그럴듯한 명분이나 보람으로 위장하는 데 능숙한 사람들은 대개 교활한 사람들이다. 자기들은 챙길 것 다 챙기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돈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긍지와 보람을 가지고 일을 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다. 어떤 사람들은 사실은 대가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돈 때문에 일하는 것은 아니라고 변명한다. 이런 세계에서는 모두가 끼니 때우기도 힘들만큼 거의 무보수로 일한다. 변호사는 억울한 피고를 위해 변론하는 사람들이며, 의사는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보람으로 사는 사람들이며, 정치인은 국민의 권익을 위해 불철주야 일하는 사람들이며, kabbu같은 작가는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고 정신세계를 살찌우는 사람들이다.

 

역사에서 보면 명분을 내세우는 사람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고 음모의 대가이기 십상이다. 사실 명분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은 파벌이나 붕당의 원흉들이다. 이 세계에서는 옳고 그른 것이 없다. 자기에게 얼마나 유리한가가 판단의 준거이다.

 

교활하고 낯 두껍게 살아라! 우리 내부에 있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스스로 발견하라. 때때로 양의 탈을 뒤집어쓰라. 성공한 사람이나 유난히 행운이 따르는 사람은 타인의 시기를 받기 마련이다.(남들의 실언이나 잘못 등 약점을 잡아서 상대를 무너뜨리려는 사람들이 있다. 이 방법은 물론 음험하기 짝이 없지만 단번에 적수를 사지에 몰아넣을 수 있을 만큼 실제 효과가 뛰어나서 꽤나 선호를 받고 있다. 그래서 특히 정치판이나 관료 세계에서 잘 쓰인다.)  따라서 때때로 약한 척하는 처세의 방법도 적절히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약하게 보이는 것은 약자들에게 심리적인 안정을 가져다 주고 무엇보다 당신의 앞길에 놓일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애물들을 줄이거나 제거할 수 있다. 자잘한 것은 양보하고 묵직한 실속을 챙겨라.

 

성공한 후에는 더욱 교활하고 낯 두꺼워져야 한다. 부자가 되어서 누리는 세상은 가난뱅이의 시각으로 보는 세상과는 다르다. 같은 행동을 해도 돈이 많으면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으로 비칠 수도 있다. 이 세상은 부자로 하여금 완벽하고 고결한 삶을 살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돈 때문에 친구도 친지도 쉽게 잃을 수 있다. 그러므로 신중한 사람은 부의 기반을 잃을 정도로 악명을 떨치지 말아야 하며, 될 수 있으면 악덕은 피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악덕을 지나치게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부를 보존하는데 필요한 악덕으로 인해 악명을 떨치는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또 요즘은 거짓과 가짜가 판을 치는 세상이어서 확실하고 분명한 일이 아니라면 곧이곧대로 남을 사랑하거나 신용해서는 안 된다. 앞뒤 생각 없이 쉽게 남을 믿어 판단을 내리면 나중에 아주 귀찮고 성가신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또 성실한 사람이 어디를 가나 환영을 받는 것도 아니다.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도 성실한 사람은 직원으로 뽑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싫다. 미친 사람이 좋다"고 말한다.

 

승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세상의 기준에 맞춰 일하라! 승리하기를 원한다면 양심보다 자본주의의 합리성을 추구하라! 성실하고 착한 사람은 절대 교활하고 낯두꺼운 사람을 이길 수 없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