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 일기.

 

아침에 와이셔츠 갈아 입든 울남편.

단추 1개가 톡 떨어지니까 대번에 하는말이

"니는 하루종일 집에서 도데체 뭐하고 있냐?"

   

"뭐하다니...청소하고 빨래하고 밥하고

묵고 살라고 악전 고투한다 왜? 왜....왜..."

 

성질데로 요카면 얼마나 속이 후련하겠심까만

글카다간 에구 저 성질머리 더러븐 남자 약빨 오르기

좋을만하고 혹 또 물리적 사고라도 나면 내만 손핸기라

고로 현모양처인 내가 참아야지...흑흑.

일부러 기가 푹 죽은 목소리를 내어

"지금 금방 달께여"

"챠라마. 뭘하나 제대로 하는기 없어"

 

~흐이구 문디,,,,열가지 잘하다가 한가지 잘못해도 저칸다.

새벽에 발로 뭔가 신호를 했는데 귀찮아서 들고 차버렸다고

동대문서 뺨맞고 서대문서 눈홀기는기가? 흐흐흐..

 

가만 있슴 이 남자 성질에 더 험한말 나올끼라.

피하자. 피해.

피해서 남주나.

그래서 1번인 남편이 방에 들오면 마루로~

마루로 나오면 방으로 ~

신세한탄하며 숨바꼭질하듯 몇번하고 나니

툴툴거리며 현관문으로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히히. 저 현관문만 나서면 인제 내 세상이지롱.

빨리 좀 나가라. 나가라.

주문 외우고 있는데

"어이 내 지금 간다"

"알았어요. 잘 댕겨오셔"

존칭반. 반말반 큰소리로 외쳤드니

(사실은 화장실 있었슴다)

"야. 가는거 보도 안하냐?"

그래서 후닥닥~

그저 조강지처 내 얼굴 한번이라도 더 볼라고..히히

"오늘 늦을끼가?"

"가봐야 알지"

물어나 마나한 질문에 들어나마나한 대답이다.

"돈 많이 벌어오소"

비실비실 웃는 내 웃음에

"니는 돈밖에 모르제?"

그리고는 날 아래위로 한번 팍 꼴시고는 간다.

 

(에이그. 인간아. 잘 묵고 잘살어.

내가 뭐 입이 없어서 대꾸 안하는줄아나?

30년가까이 살다보니 나도 너구리 다 됐다마)

 

남편 분명히 안듣는거 확인하고 큰소리로 글케드니

아이구 스트레스가 화악 다 풀린다.

이래서 난 그 흔한 주부 우울증같은기 안걸리는갑다. 하하.

..

 

남편일기

 

몬생긴게 이제는 말도 안듣네.

새벽에 생각나서 은근하게 신호를 보냈드니

눈치도 없이 휘뜩 걷어차기는....

밉다하니 업자하네.

자선사업 하는셈치고 주사한방 놔 줄라 했드만....(흐흐흐)

 

암말도 안하고 델고 사니까

이뻐서 델고 산다고 착각하는감?

앞으로 적어도 30년은 더 델고 살아야 하는데

무슨 낙으로 살꼬?

에고. 지겨버라.

 

오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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