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일몰 / 신달자

 

 

 

누가 줄을 잡아당겼나

잠시 목례를 하고 고개를 드니

해는 어느새 떨어지고 없었다

내 젊음이 저와 같다면

사방천지 피 뿌리며 왜 곤두박질쳤을까

뜨거운 것이 무서워

몸속 불꽃을 자해로

덩어리째 흘려 흘려

어둠 속에 하얀 박꽃으로 피어 있었을 때

해는 잔인하게 더 붉은

얼굴로 떠오르곤 했다

해를 바라보는 것으로

피가 되면 어쩌나 어쩌나

그러나 어차피 내 젊음이 기울어지는

해와 같다면

왜 한 번도 이쁘게 웃지 못하고

안된다는 사랑에 목숨 걸고

밤낮을 죄인처럼 숨어 있었나

해 진 겨울밤은 춥고 아프다

날마다 젊음은 지는 해 따라

조금씩 넘어가고

이제더는넘어갈것없는캄캄한서쪽하늘

피 한방울의 등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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