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서정 / 김소영



겨울 나뭇가지 사이로

가까이 보이는 논두렁 길 너머

낙조의 향수를 느낄 겨를도 없이

회색의 구름들이 하늘을 채우고 있다.


짙은 어촌 향기의 코 끝을 뒤로 한 채

저 멀리 소나무 숲들이 나란히 마주 하면서

잔잔한 겨울 바람은

옷깃으로 살며시 파고든다.


한적한 작은 마을 어귀에

멀리서 들리는 염소의 애달픈 울음소리

아름드리 고목 느티나무는

깊게 파인 뿌리를 드러내고 있다.


기와 지붕의 나지막한 굴뚝

내 뿜는 뽀오얀 연기속에 시선을 모으며

아궁이 군불 냄새 밥짓는 소리

어릴적 고향이 그리워 진다.


어느덧 잊혀져간 세월들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있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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