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의 눈 / 김소영
하얀 눈!
거리를 향해 소리없이 온다.
높다란 건물 라페스타 거리
한적한 공원 나뭇가지 위,
하얀 세상을 꾸민다.
'눈'으로 가득한 하늘
온통 눈보라를 만든다.
내려오다 건물 외벽 부딪치며,
창문을 때려 녹아 내린다.
내려오는 흰눈,
바람따라 흩어짐 분주히
사선으로 온다.
도시를 환하게 꾸며주는
하얀 천사되어 온다.
땅 위에 소복히 쌓여
허무하게 사라질 것을,
하얀 눈
낭만이 가득한 눈
소녀의 맘 설레게 했던 눈
어느덧 퇴색된 생각,
'눈'을 바라보며
변해버린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