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우리 주당들은 만나서
코가 삐뚤어지도록 마셔댔다.
1차, 2차, 3차 까지 거치니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이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다.
모두들 집으로 가려는데 제일 선배가
" 무슨 짓이야! 4차 가 4차 !! "
" 선배님 늦었어요 집에 가야되요,
" 4차까지 하면 완전히 가서 집에도 못가요!"
" 괜찮아, 괜찮아! 내가 다 책임지고 집으로 보내줄께."
그래서 이 주당들은 다시
4차를 갔다가 5차까지 거쳤다.
모두들 이제 필름이 끊길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우리의 선배는
끝까지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었다.
택시를 잡아 한사람을 밀어 넣고
만원짜리 한장 던져주고
"아저씨 방배동까지"
또 택시하나 잡아 한사람 집어넣고
만원짜리 던져넣고,
"아저씨 얘는 신사동이요!"
또 택시 하나 잡아 한사람 집어 넣고
만원짜리 던져넣고,
"아저씨 수유리 부탁해요!"
이런 식으로 후배들을 택시에 태워
다 보낸 후 자기도 택시하나 잡아타고
"아저씨 영등포요"
하고는 드디어 참을 수 없어
팩~쓰러져 잤다.
한참을 자다가
추위에 떨며 깨어난 이 선배는
눈을 뜨고 주위를 돌아보고는
깜짝 놀랬다.
자기가 공중전화 부스안에 구겨져서
웅크려 자고 있는게 아닌가?
순간적으로
'이 나쁜 택시기사가 날 여기에 버리고 갔군'
하고 궁시렁 거리며 전화부스를 나와
주위를 돌아보았다.
헌데,뜨헉...이게 웬 일인가~???
자기가 자던 전화부스 옆에
주르르 붙어있는 다른 전화부스 안에
자기후배들이 한칸에 한명씩
쪼그리고 웅크려서 자고 있는것이 아닌가~
그것도 만원짜리 한장씩 꼭 쥐고서 말이다~~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