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나뒹구는 낙엽이 무척 곱다.
발길에 가을이 뒹글고 있다고나 할까?
고운 것은 낙엽뿐만이 아닌 우리의 인생이다.
때로는 삶에 찌들어 역경에 부딪쳤을지라도
세월의 무게만큼이나 다듬어진 세상을 보는 눈은
곱디고운 새색시의 생기 같다.
어느날 머리에 찾아든 새치머리가 서럽다할지언정,
눈앞에 보이는 글씨가 비틀거릴지언정
우리는 주어진 생 앞에 충실했다.
그것이 인생살이에서 얻은
절대적 아름다움인 세상을
제대로 볼 줄 아는 눈을 가진 것일 거다.
마음에는 그리움이 쌓이고
기억 속의 동심의 기웃거림도
아름다운 생 속에서 더듬을 수 있는
곱디고운 단풍 같은 재산이다.
산만이 단풍을 가질 수 없다.
인간의 마음에 단풍이 들면 세상이 병풍 같은 단풍 산이요
추억이 만물상 같은 동심의 바다다.
아름다운 것은 진정 인간에게 있다.
세상을 보는 마음의 눈과 세상을 거니는 감정에 단풍이 들면
세상 어느 단풍보다 아름다움을 물들인 가슴을 갖는 것일 게다.
이것이 인생이다.
아니 우리들의 자산이다.
돌아갈 때는 육신의 수레에는 아무것도 없다.
남는 것은 이름 석 자에 내려앉은 조그만 한 흔적이다.
그 흔적에 단풍을 들이자.
설령, 산야에 펼쳐진 오색들의 단풍이 우리를 유혹을 할지라도
마음에 단풍이 든 육신을 끌고 간다면
섭리보다 진한 자연의 아름다운 생을 남길게다.
산야에 펼쳐진 단풍도 거리에 늘어선 단풍도
바람이 불면 그만이다.
그것이 올해도 고운 것은
우리의 마음에 세상을 보는 단풍이 물든 때문이다.
세상의 단풍은 한번피고 지지만
우리의 마음에 든 단풍은 마지막 수레를 끌고 가는 순간까지
영원히 변치 않는 곱디고운 인생이다.
우리 세상 것에 너무나 현혹되지도 말고
우리 세상 것에 너무나 한탄하지도 말자.
현혹이 쌓이면 혼돈이 올 것이고
한탄이 쌓이면 단풍이 들기 어려운 생이기에 그러하자.
올해도 단풍은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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