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언덕 / 김소영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하얀 언덕
가까이서 손짓하여 다가올 듯 눈 덮힌 산
아침을 지나 나뭇가지 사이로
햇살이 눈부시게 비친다.
경사진 언덕 위에 소복이 쌓인 눈을 뚫고
삐죽삐죽 튀어나온 풀가지들
돌 계단을 지나 소나무 밭 옆
텅빈 방가로 한 채 서 있다.
눈 앞에 쭈욱 뻗어 있는 겹겹이
곧게 자란 커다란 소나무
흰눔을 배경으로 한폭의 그림을 본다.
눈 덮힌 골짜기의 발자욱을 따라
하염없이 가고 있는 마음의 굴레를 따라
하얀 하늘과 하얀땅
온통 하얀 세상.
어느덧 한가로운 겨울을
평화로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