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가 나한테 키스한 진짜 이유는?
오바마, 백악관기자단 만찬회에서 농담, 전 국민 배꼽잡아
5월9일 밤 워싱턴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기자단 연례 만찬회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약 20분간 계속된 연설을 통해 자기 자신과 가족은 물론, 적과 동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을 조크의 대상으로 삼아 폭소와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오바마는 Teleprompter (텔리프람터)에 나타나는 원고를 보면서 하는 연설은 웅변조로 잘 하지만, 원고없이 하는 즉흥연설에는 약하다는 평을 들어왔다. 이를 의식한 듯 오바마는 연단에 나오자 마자, Good evening, everybody! 라고 인사를 건넨 뒤 주머니에서 연설 원고를 꺼내며 “제가 연설 전문을 써가지고 왔으나 오늘은 좀 다르게 해보겠습니다.
오늘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대로 즉흥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갑자기 뚜------하고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프람터에 연설문 글자가 뜨지 않았다. 오바마는 말 없이 서있었다. 프람터없이는 그가 연설을 할 수 없다는 풍자였다.
잡음이 그치자, 오바마는 프람터를 보면서 Good Evening! Pause for laughter.(안녕하십니까? 청중이 웃는 동안 잠시 멈출 것)이라고 말한다. 소리 내서 읽어서는 안 되는 것 까지 프람터를 보고 그대로 읽어서 폭소를 자아냈다.
그리고는 “이거 안되겠군요. 다시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다시 원고를 만지며 Good Evening!이라고 또 한번 인사를 해서 또 웃음을 자아냈다.
이렇게 조크로 시작한 오바마는 I'd like to welcome you all to the 10-day anniversary of my first one hundred days. Most of you covered me. All of you voted for me. My apologies for the FOX table. (나의 첫 100일이 지난 뒤 10일째 되는 날을 기념하는 행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여러분의 거의 대부분은 내 선거운동을 취재했고 한분도 빠짐없이 나에게 투표했을 것입니다. FOX사 기자들한테는 미안한 말씀이지만…)이라고 서두를 꺼냈다. FOX는 오바마의 낙선을 위해 노력한 보수파 방송사다.
오바마는 이어, I confess that I didn't want to come here, but I knew I had to come. Just one more problem I've inherited from the George W. Bush.
(솔직히 고백합니다만 오늘 밤 여기 나오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와야 한다는 걸 알기에 나왔습니다. 부쉬 정권이 나한테 물려준 골치꺼리의 하나지요)라고 말해 또 폭소.
그의 부인이 여야 간에 다리 역할을 해준 훌륭한 First Lady라고 추켜세운 뒤 오바마는 No matter what party you may belong to, you can all agree that Michelle has the right to bare arms.(여러분 소속 정당이 어디든 간에 여러분은 모두 미쉘 오바마가 팔뚝을 드러낼 권리가 있다는 점에는 동의할 겁니다.)라고 조크.
(화면에 소매없는 옷을 입은 오바마 부인의 모습이 나온다). 원래는 right to bear arms(무기를 소지할 권리/미국 헌법에 명시)이지만 bear(소지한다)를 bare(노출시킨다)라는 단어로 일부러 바꾸어 bear arms(무기 소지)가 bare arms(팔뚝 노출)이 되게 한 것이다.
오바마는 다음날(5월10일 일요일)이 Mother's Day임을 상기 시킨 뒤 This is a tough day for Rahm Emanuel. He is not used to saying the word 'day' after 'mother.' That's true. (어머니날은 람 이마뉴엘 백악관 비서실장에게는 힘든 날입니다. 그는 mother라는 단어 다음에 day라는 단어를 쓰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죠. 이건 사실입니다)라고 해서 또 폭소를 자아냈다. 이마뉴엘 비서실장은 화가 나면 mother 다음에 F자로 시작하는 육두문자를 잘 쓰는 욕쟁이로 알려져 있다.
오바마는 백악관의 실수에 대한 농담을 하기 위해 두 딸도 동원했다. Sasha and Malia aren't here tonight because they're grounded. You can't just take Air Force one on a joy ride to Manhattan. I don't care whose kids you are. (우리 두 딸은 오늘 여기 나오지 않았습니다. 내가 외출금지령을 내렸거든요. 누구의 자식이든 간에 아이들이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뉴우욕 맨해튼 상공을 유람 비행한다는 건 말이 안됩니다)라고 해서 또 폭소가 터졌다. 대통령 전용 공군1호기가 자유의 여신상 위를 나르는 사진을 찍기 위해 비행기를 낮게 띄웠다가 뉴욕 시민들을 테러공포에 몰아넣은 실수를 자책하는 조크였다.
(담당자는 해임되었다. 물론 오바마의 두 딸은 그 비행기에 타지 않았었다.)
그는 또 Dick Cheney was supposed to be here, but he is very busy working on his memoirs, tentatively titled, 'How to Shoot Friends and Interrogate People.'(체니 전 부통령도 오늘 여기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회고록을 쓰느라고 바빠서 나오지 못했습니다. 회고록 제목은 임시로 “친구들을 총으로 쏘고 사람들을 취조하는 방법”이라고 붙였답니다)라고 조크. 물론 체니가 사냥하다 친구한테 엽총을 오발한 사건과 테러 용의자 고문사건을 풍자한 것이다.
흑인으로서는 사상 최초로 미국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으로 최근 선출된 마이클 스티일을 객석에서 찾으며 오바마는 Michael, for the last time, the Republican Party does not qualify for a bailout. Rush Limbaugh does not count as a troubled asset, I'm sorry.(마이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말하는데요, 공화당에는 구제금융을 해줄 수 없다구요, 랏쉬 림보는 부실 자산으로 인정할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미안합니다)라고 해서 또 폭소.
림보는 오바마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보수 라디오 방송인이다.
오바마가 상무장관 후보로 지명한 두 명이 탈세 혐의 등으로 낙마하고 세번 째 가서야 겨우 성공한 일에 대해서 No president named three commerce secretaries this quickly.(상무장관 3명을 이렇게 빨리 임명한 대통령은 일찍이 없었습니다)라고 해서 웃기고는 잘한 일도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My administration has helped in bringing in fresh, young faces - like Arlen Specter.(우리 정부는 알렌 스펙터 같은 젊고 참신한 인물을 영입하는데 일조했습니다)
펜설베이니어 주 출신 상원의원 스펙터는 79세의 노인으로 최근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전향했다. 그의 변절로 여당인 민주당은 상원에서 쟁점 법안들을 마음대로 통과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스펙터의 민주당 입당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상원의장 겸임)의 공로가 크다고 말하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큰 역할을 했다면서 이렇게 조크를 했다. Hillary said to Sen. Specter: "Arlen, you know what I always say, 'If you can't beat 'em, join 'em." (힐러리는 스펙터 의원에게 “알렌, 내가 늘 하는 말이지만, 적을 이길 자신이 없으면 적의 편이 되라는 말 있잖아요?”라고 말했답니다.) 힐러리가 오바마에게 대선 경선에서 패한 후 오바마 정권의 국무장관이 된 것을 암시하는 조크였다.
오바마는 이어, Secretary of State Hillary Clinton and I had been political rivals, but these days, we couldn't be closer. In fact the second she got back from Mexico, she pulled me into a hug, and gave me a big kiss. and said I better go down there myself!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나는 정치적 라이벌이었지만 지금은 더 할수 없이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장관이 멕시코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나를 끌어안더니 진하게 키스를 하더라구요. 그리곤 하는 말이 나도 멕시코에 직접 가보라는 거에요!)라고 말했다.
자기가 신종독감에 걸리기를 힐러리가 바라고 있다는 뜻의 농담이라 만장의 폭소를 유발.
거대 자동차회사 GM에 구제금융을 해주어 정부가 사실상 GM의 대주주가 된 것에 대해서도 그는 농담을 했다. ‘Car and Driver’ named me the Auto Executive of the Year!
(자동차 전문잡지 ‘자동차와 운전자’는 나를 올해 최고의 자동차회사 경영자로 뽑았다구요!)
그는 앞으로 자신의 정권이 할 일에 대해서도 이렇게 농담을 했다.
During the next 100 days I'll learn to get OFF the prompter and Joe Biden will learn to stay on the prompter! (다음 100일 동안 나는 프람터 없이 연설하는 법을 배울 것이고 바이든 부통령은 프람터에 있는 말만 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바이든이 즉흥적인 실언을 자주해서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미 국민들은 모두 웃음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